
텍스처가 살아있는 친환경 자재
텍스처가 살아 있는 대표 친환경 자재, 헴프크리트부터 건초까지 여섯 가지 소재를 분류해 각각의 특성과 레퍼런스를 함께 살펴봅니다. 자연의 감촉이 스며든 재료들이 공간에 어떤 결을 더하는지 확인해보세요.
2025년 4월 2일
‘친환경’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포괄해요. 재활용된 자재일 수도 있고, 제작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공정을 거친 자재일 수도 있으며, 사용할 때 독성 물질을 뿜지 않거나, 내가 사는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운송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자재일 수도 있어요. 오늘 이야기할 자재들은 이 다양한 기준 중에서도 ‘자연을 재료로 삼아, 본연의 질감과 결이 살아 있는 것들’로 골라봤습니다.
헴프크리트, 사이잘, 코코넛, 황마, 해초, 건초처럼요. 이 자재들은 이름만 들어도 어디선가 본 듯하고 익숙한 느낌이 있지만, 막상 공간에 사용된 모습을 보면 신선한 인상을 줍니다. 자연스러운 텍스처와 색감은 시각적으로도 풍부한 레이어를 만들고, 감각적으로도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죠. 이 글에서는 각각의 자재가 가진 특징과 적용되는 사례들을 가볍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자세한 자재 정보와 레퍼런스는 콩크를 구독하면 확인할 수 있어요.
목차
헴프, 투박하고 따뜻한 질감
사이잘, 내추럴룩의 대명사
코이어, 얼기설기 엉기는 매력
황마, 촘촘하면서도 느슨한 리듬감
해초, 바다에서 온 직조물
건초, 들녘 위에서 온 부드러운 질감
1. 헴프, 투박하고 따뜻한 질감
1) 헴프크리트 패널, 블럭
대마는 한해살이 식물이에요. 대마는 어디든 씨를 뿌리면 잘 자라서 친환경 자재의 공급면에서 합격입니다. 아무리 친환경이라도 재배가 어려우면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잖아요. 대마의 줄기 껍질로 삼베를 만들고, 씨앗(헴프시드)은 슈퍼푸드로 알려졌고, 속대는 건축자재로 사용하고 있어요. 속대와 콘크리트를 섞어 헴프크리트 패널을 제작합니다. 콩크에도 여러 타입의 샘플이 있어요. (콩크 이용하기 안내) 블럭은 300×600 사이즈로 두께가 다양하게 나와요.

2) 조명, 오브제
대마와 석회 플라스터를 활용해 조명, 오브제 작업도 합니다. 대마로 만들었을 때 특유의 손맛이 느껴지는 마감은 다른 소재에서는 찾기 힘들어요. 송나래 작가님의 《Beneath, Upon, Beyond》 (심어진, 딛고 선, 너머의) 전시에 나왔던 조명 작품입니다.

3) 집기, 가구
아래의 레퍼런스는 Some Place Studio에서 작업한 베를린에 위치한 요가 스튜디오인데요, 중앙의 리셉션 데스크와 작은 분수대의 수작업 질감이 눈에 띄죠? Yasmin Bawa 작가님이 헴프크리트에 석회 플라스터로 마감해 제작했다고 해요. 브랜드의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집기 작업으로 헴프를 고려해 보세요. 믹스테잎 보러가기

2. 사이잘, 내추럴룩의 대명사
사이잘도 대마같은 식물인데, 대마보다 잎이 크고 질겨보여요. 여린 잎의 느낌은 아니라 그런지 확실히 카페트로 직조해도 거친 무드가 남아있습니다. 계속 보다보니 야자 매트와 비슷한 계열인데, 내부에 사용 가능한 여린 야자매트 계열같네요.

사이잘로 엮은 카페트를 수배해서 들여왔어요. 엮인 패턴의 사이즈가 작은 것, 중간, 큰 것으로 고르게 있습니다. 리얼 사이잘은 아니지만 사이잘룩의 PP 제품도 꽤 쓸만하게 나왔어요. 단가가 거의 절반에 가까우니 꽤 괜찮죠? 사이잘 믹스테잎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해 보세요.

한남동 그래픽 매장에 사이잘 카페가 시공되어 있어요. 멍석 느낌처럼 편하게 툭 앉을 수 있는 느낌이 나요. 편하게 만화책을 볼 수 있는 공간에 잘 어울리는 소재죠.


3. 코이어, 얼기설기 엉기는 매력
대표적인 야자수 코코넛 나무는 열매인 코코넛으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합니다. 시원한 과즙부터 단단한 껍질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코코넛.🥥🥥 코이어(Coir)라 불리는 코코넛 섬유는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됩니다. 하얀 과육을 싸고 있는 섬유질이 바로 그것! 이렇게 추출된 코이어는 우리 일상 속 바닥 매트, 매트리스, 밧줄, 브러시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코이어 매트, 야자 매트는 공사장에서 주로 관찰되는데요. 주로 건축, 조경 분야에서 토양 보호용, 보행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원시적이고 자연스러운 멋으로 컨셉을 살려, 디자인적으로도 충분히 활용해볼 만 합니다.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포착된 어느 매장 마감이었는데 공사장 야자매트가 꽤 멋스럽죠?

March Studio가 디자인한 이솝 싱가포르 매장. 30km에 달하는 코코넛 섬유 스트링을 천장에 매달아 조명과 함께 연출했는데요. 세밀하게 배열된 코코넛 섬유의 금빛 아우라가 눈에 띕니다. 바닥과 집기에도 컴팩트한 디자인의 코이어 카펫, 로프가 적용되어 일관된 감성이 돋보입니다. 코이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활용되는지 더 궁금한 분들은 코이어 스터디를 참고해 주세요.

4. 황마, 촘촘하면서도 느슨한 리듬감
황마는 인도를 원산지로 하는 아욱목 피나무과의 다년생식물로, 세계적으로 인도에서 90% 이상이 재배됩니다. 면보다 견고하고, 경작과 재배가 용이하고요. 질기고 보온성이 좋고, 자외선과 습기에 강해 포장용 포대, 밧줄 등 산업용 재료로 많이 사용됩니다. 커피포대에서 많이 본 것 같아요.

그랑핸드 서교점에 가면 황마 원단을 천장 마감에 사용했습니다. 재단한 황마를 천장에 덧대고 전체에 풀을 먹여 붙였다고 해요. 황마가 포개지며 생기는 불규칙한 이음매가 재료의 내추럴함과 잘 맞아 떨어집니다. 다음에 직접 가서 디테일샷을 찍어볼게요. 잘 안 보이는 군요. 그랑핸드 서교점 자재 자세히 보기

황마로 만드는 대표 자재는 리놀륨입니다. 리놀륨의 뒷면이 황마로 만들어졌어요. 리놀륨의 뒷면은 앞면으로 사용해도 될만큼 아름다워요. 콩크에서도 여러 디자이너들이 뒷면으로 시공하면 안되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치 디자인 위크에서 본 타케트 전시가 리놀륨의 뒷면을 활용해 전시했더라고요. 앞면과 뒷면의 자연스러운 섞임과 뒷면에 들어가는 재료까지 모든 재료가 친환경이라는 메시지가 읽히죠.


5. 해초, 바다에서 온 직조물
사실 해초를 건축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미장할 때 석회에 해초풀을 섞어 반죽에 사용했고, 덴마크를 포함한 북유럽에서도 해초로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덴마크의 섬 Læsø(레쇠)에는 지붕이 해초로 뒤덮인 전통 해초 집들이 남아있었고, 이를 통해 해초의 건축적 지속 가능성에 눈을 뜬 캐서린 라르센은 본격적으로 해초를 연구하고 해초를 이용한 조립식 건축 패널을 만들었습니다. 해초로 지은 집 믹스테잎 보기

콩크에 샘플이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Søuld 역시 레쇠섬의 해초 집 유산을 재창조한 브랜드인데요. 22년도 코펜하겐에 3daysofdesign에서 처음 이 브랜드를 발견했어요. 이 해초 패널은 습도 조절과 내화성, 항균성, 그리고 단열성을 갖춘 친환경 건축자재입니다. 당시에는 테스트하는 상황이었는데 몇년이 지나 최근에는 이케아 코펜하겐 천장에 적용되었더라고요.


6. 건초, 들녘 위에서 온 부드러운 질감
오스트리아의 친환경 자재, 지역 농부들로부터 받은 건초와 꽃잎으로 필름, 벽지, HPL 등 자재를 만듭니다. 제품에 따라 뒷면을 다르게 적용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요. 이거 콩크에 업로드하고 문의가 정말 많았죠. 일단 보면 빠져듭니다. 가격 빼고요 ㅎㅎ 가격은 사악하지만 꽃잎이 그대로 표현된 자재를 잘 볼 수 없다보니 눈길이 가네요. 텍스처는 어떤 자연의 자재보다 독보적이에요. 자세히 보기

상업공간에서 포인트로 활용하기 좋아보여요. 매장 집기에 들어가도 ESG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하고요.

동네 카페 집기에 들어가도 예쁘네요.

런던 어느 백화점의 윈도우 디스플레이입니다. #느좋자재 #느좋소재 1위 드릴게요.


여기까지 자연에서 온 재료들로 만들어진, 텍스처가 살아 있는 소재들을 살펴봤습니다.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을 넘어서, 공간에 따뜻한 결을 더하고 감각적인 레이어를 만들어주는 자재들이죠. 자연이 가진 고유의 물성과 질감은 인공적인 소재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실물이 궁금한 분들은 콩크에 오셔요.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도움되었나요?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세요. 이 글을 읽고 든 생각이 있나요? 궁금한 게 있나요? 작성자에게 알려주세요. 콩크에 처음 오셨나요? 콩크는 소재를 다루는 사람들을 위한 도구를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