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만드는 레진 캐스팅

[콩크 소재레터: 레진 편] 내 취향대로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소재는 뭐가 있을까? 실내 공간과 집기로 활용하기 좋은 레진을 통해 캐스팅 과정을 살펴봅니다.

2023년 5월 24일

콩크 소재 레터

소재 고민을 품은 자들의 종착역, 콩크 라이브러리. 디자이너들이 품은 수천 가지 소재 고민들을 함께 생각해 보고 그 대답과 과정을 공유합니다.


“수공예적인 느낌이 드는, 특별한 재료를 찾고 있어요.”

“만만하게 직접 제작을 시도할 만한 재료가 있을까요? ”


손맛에는 감동이 있다

이유 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영상이 있다. 버터를 부드럽게 자르는 것으로 시작해 아기자기한 디저트를 만드는 뽀얀 색감의 영상이나, 사람 손으로 만들고 있다는 게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유려한 곡선의 유리공예 영상 등. 손으로 취향을 직접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아주 자연스럽고, 남이 표현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마침 가장 개인적인 취향이 가장 트렌디한 것으로 느껴지는 세상이다. 따라서 질감부터 색깔까지, 디자이너나 개인의 취향을 담아 직접 핸들링할 수 있는 소재를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알고리즘에 뜨면 꼭꼭 챙겨 보던 레진 공예, 엄청난 기술이 아니어도 쉽게 아름다운 결과물을 낼 수 있으면서 실내공간이나 집기에 활용하기도 좋은 것이··· 소개 드리면 딱일 것 같은데···!

Metropolis Corner Stool, Laudris Gallée

투명한 레진에 안료를 섞고 캐스팅*한 뒤 샌딩 처리로 마감한 핸드메이드 스툴. *캐스팅 : 원하는 모양의 공동이 들어 있는 주형에 액체 재료를 부은 다음 응고시키는 과정

Metropolis Corner Stool, 2021, Laudris Gallée
Metropolis Corner Stool, 2021, Laudris Gallée

Fossilized features nine works, Jens Praet

잡지를 파쇄해 흰색 레진과 섞고 굳혀 가구의 형태를 만들었다. 사람 몸이 닿거나 사물이 올라가는 면은 매끈한데, 몰드에 재료를 넣을 때 바닥으로 가도록 하면 매끈한 면을 만들 수 있다.

Fossilized features nine works, Jens Praet
Fossilized features nine works, Jens Praet

키리 체어, 손상우

손상우 작가의 미스트 시리즈. 안개의 부유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한지를 손으로 찢어 레진, 경화제와 섞은 후 굳혔다. 작업에 색을 더하고 싶을 때면 한지에 색을 칠하거나 색 한지를 사용한다. 

키리 체어, 손상우
키리 체어, 손상우

Loess Series, Fict Studio X Lab.crete

Fict studio와 Lab.crete가 협업한 Loess(황토) 시리즈. 영국산 수성 아크릴 레진 '제스모나이트'에 황토를 넣어 캐스팅했다.

Loess Series, Fict studio and Lab.crete
Loess Series, Fict studio and Lab.crete

Newton's Bucket, Silo Studio

사일로 스튜디오의 레진 작업. 뉴턴의 실험(!)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으로, 색색의 레진을 반구형 용기에 넣고 회전시켜 원심력으로 오목한 그릇을 만들었다. 회전시키며 캐스팅할 수 있는 최적의 재료로 수성 레진 '제스모나이트'가 사용되었다.

Newton's Bucket, Silo Studio
Newton's Bucket, Silo Studio

Shower Sculpture, Sabine Marcelis

잘 구운 토스트 위에서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은 샤워 부스. 스티로폼으로 원형을 만들고 본을 따 만든 틀에 에폭시 레진을 부어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뭉툭한 버터 같은 무광 표면은 틀에서 빼낸 후 샌딩 한 듯!

Shower Sculpture, Sabine Marcelis
Shower Sculpture, Sabine Marcelis

색과 패턴, 모양까지 레진 소재로 마음껏 상상해 보자

알고리즘에 뜬 레진공예는 그립톡이나 키캡같은 조그마한 것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같은 재료로 스케일을 키워 가구도 만들고 욕조도 만든다. 꽤 친숙해서 손으로 다루기에 좋으면서 다양한 원료를 믹스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재를 만들 수 있다. 이 정도면 '수공예적 느낌', '직접 제작'을 원하는 분들이 찾던 것 아닐까? 

막상 제작에 들어가게 되면 '수지', '아크릴', '에폭시', '경화제' 등과 같은 용어에 살짝 뒷걸음질 치게 되지만 원래 도전이란 첫 발짝이 제일 어려운 법. 오히려 소재의 특성을 알고 나면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를 것이니 편한 마음으로 봐도 좋다. 질문 내용에 따라, 스툴로 만들기에 적합한지를 기준으로 스툴지수를 매겼다.

레진 캐스팅 샘플
레진 캐스팅 샘플

(1) 제스모나이트

스툴지수 ★★★☆☆ / 총평 세분화된 제품군, 다양한 재질 구현, 지금 바로 도전하세요!

디자인, 모델링, 건축자재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영국산 아크릴 레진 브랜드. VOC 프리이다. 기본적으로 매트한 텍스처를 가졌고, 도장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코팅 제품을 이용해 광택이나 금속 마감을 낼 수 있으며 위의 레퍼런스 이미지처럼 염료, 금속, 석모 등을 첨가하면 독창적인 색과 질감에 도전할 수 있다.

(2) 미카레진(+피니시오일, 세라믹바니시)

스툴지수 ★★★☆☆ / 총평 왜인지 친근한 국내 소재

제스모나이트의 국내 버전으로 좀 더 구매가 쉬운 편인 미카레진. 1번 제스모나이트와 미카레진 모두 사용방법과 특성이 비슷하다. 파우더와 액체 레진을 일정한 비율로 섞은 다음, 조금씩 조색제를 섞어가며 원하는 색을 내고 틀에 부어 캐스팅하는 것. 초콜렛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두 제품 모두 경화시간이 40분~1시간 내로 짧아 효율이 좋다. 수축과 팽창이 적고 화재 염려가 없어 캐스팅뿐만 아니라 스프레이, 코팅, 내외장, 퍼티 셰이딩 용도로도 👌.

(3) 크리스탈 레진

스툴지수 ★★★★☆ / 총평 그렇게 쉽게 깨지진 않을거야

투명하고 매끈한 에폭시 레진. 경화시간에 따라 10시간, 20시간, 하이퍼스피드로 나뉜다. 위의 두 제품보다 확연히 긴 경화시간을 가지지만 상대적으로 더 강한 물성을 지닌다. 아마 위의 레퍼런스들 중 버터색 샤워부스도 에폭시 레진으로 만들어졌을 것.


스툴 지수 5점이 없는 이유는, 경화시간이 필요해 한 번에 부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있는 레진의 특성 때문이다. 레진은 구현하려는 크기와 디자인에 맞는 제작 방식을 연구하는 과정을 사전에 필요로 한다.

틀에 매일 조금씩 레진과 재료를 적층할 수도, 넓은 판재를 재작해 재단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볼륨이 작다면 한 번에 붓고 경화하는 시간을 넉넉히 갖는 것도 방법이다. 레진의 두께가 너무 굵어지지 않도록 아예 디자인 단계부터 제작을 염두에 두는 것도 좋겠다. 고되지만 손으로 뭔가 만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럼, 오늘의 고민 해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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