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적인 건축 파사드 만들기

비정형 건축의 주요 소재인 콘크리트와 유리, 패브릭, 3D 프린팅까지, 다양한 건축 사례와 함께 입체적인 파사드를 위한 외장재들을 살펴보자.

2025년 4월 3일

우주선을 닮은 DDP, 전통 학춤의 선을 살린 루이비통 메종, 문어 빨판을 연상시키는 삼성동 하나은행까지, 형태가 돋보이는 건축물의 비밀은 무엇일까? 역동적인 파사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가능케 하는 구조 설계와 재료가 필요하다. 비정형 건축의 주요 소재인 콘크리트와 유리, 가벼운 건축의 대표주자 패브릭, 비현실을 현실화하는 3D 프린팅까지, 다양한 건축 사례와 함께 조형 가능한 외장재들을 살펴보자.

입체적인 파사드를 위한 외장재들

  1. UHPC와 GFRC

  2. 유리

  3. 패브릭

  4. 흙/점토 - 3D 프린팅


1. UHPC와 GFRC

2017년 지어진 더 시스템 랩의 하나은행 플레이스원은 파격적인 파사드로 주목을 받았다. 문어 빨판 같은 비정형의 형태가 킥인데, 이는 UHPC로 제작되었다. 당시 '슈퍼콘크리트'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UHPC의 핵심은 철근 사용 없이 외벽을 통째로 지을 수 있다는 거였다. 철근이 없어도 되니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기존 콘크리트보다 얇게도 가능한데 강도는 10배 이상이라 그야말로 건축계 신소재였다. 현재는 인테리어 소재로 더 많이 쓰이지만, 그가 가진 잠재력은 훨씬 거대하다.

삼성동 하나은행 Place 1, 더시스템랩 | 출처: 더시스템랩
삼성동 하나은행 Place 1, 더시스템랩 | 출처: 더시스템랩

외피에 사용된 재료가 바로 UHPC, 초고강도 콘크리트다. 공장에서 모듈을 생산하고 현장에서 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모듈은 3차원 형태의 셀로 만들어지며, 각각의 셀에는 키네틱 아트 디스크를 설치해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건물 입면을 완성했다.

UHPC의 등장 전에도 콘크리트는 비정형 건축의 주요 소재였다. GFRC(Glass Fiber Reinforced Concrete, 유리섬유 보강 콘크리트)는 유리섬유로 강도와 내구성을 높인 콘크리트의 일종으로, 경량이면서 성형이 쉬워 비정형 작업에 유리하다. 청담동 하우스 오브 디올의 꽃봉오리 같은 파사드가 바로 GFRC로 만들어진 것이다. 제작 과정 사진 참고

청담동 하우스 오브 디올, Christian de Portzamparc / DPJ&Partners | 출처: Christian de Portzamparc
청담동 하우스 오브 디올, Christian de Portzamparc / DPJ&Partners | 출처: Christian de Portzamparc

2. 유리

작년, 헤더윅 스튜디오가 디자인을 맡으며 재건축 계획을 알린 갤러리아는 물결 형태의 곡면 유리가 메인이다. 곡면 유리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도 이미 적용된 사례가 꽤 있다. 최근 토리든 성수 사례를 통해서도 물결 유리의 아름다운 일렁임을 느낄 수 있다. 커튼월 때문에 평평한 형태로 강하게 인식되지만, 본질적으로 유리는 조형성이 뛰어난 재료다. 콘크리트든 유리든, 형틀만 있다면 얼마든지 웨이브나 구겨진 형태 등의 입체감을 가미할 수 있다.

압구정 갤러리아 리뉴얼, 토마스 헤더윅 스튜디오  | 출처: Heatherwick Studio
압구정 갤러리아 리뉴얼, 토마스 헤더윅 스튜디오 | 출처: Heatherwick Studio

모래시계로 다시 태어날 갤러리아의 입면 모습이다. 잔물결 모양의 유리 파사드로, 부드러운 곡선이 돋보인다. 밤에는 조명과 영상을 투사해 미디어 파사드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토리든 외장에 적용된 물결 유리는 좀 더 랜덤한 느낌이 강하다. 불규칙하게 굴곡진 패턴이 반사되면서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만든다. 내부의 장식 요소와 유리의 일렁임이 조화되어 브랜드를 훨씬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자세한 이야기는 ‘토리든 성수의 공간 디자인, 어떤 자재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을까?’ 편에서 확인!

성수 토리든, ygggr | 사진출처 @___yjc
성수 토리든, ygggr | 사진출처 @___yjc

3. 패브릭

콘크리트와 유리 모두 조형성은 좋지만 사용하기 호락호락한 재료는 아니다. 형틀도 있어야 하고 제조 과정도 까다롭기 때문. 그런 면에서 패브릭은 비교적 쉽게 형상을 만들 수 있다. 물론 구조체가 될 수는 없지만, 더블스킨 방식으로 외피를 화려하게 감쌀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건물 개조에 활용하기 좋다. 흔히 사용하는 메탈 메시, 메탈 패브릭보다 저렴하고 유연해 훨씬 시도해 보기 좋은 소재다.

ThyssenKrupp test tower in Rottweil, Germany | 사진출처: Taiyo Europe GmbH
ThyssenKrupp test tower in Rottweil, Germany | 사진출처: Taiyo Europe GmbH

스크류바처럼 생긴 티센크루프 테스트 타워의 외피. 콘크리트 튜브로 지어진 건물을 나선형으로 디자인된 패브릭으로 감싸 장식했다. 초고층 타워의 높은 고도와 환경에 맞서기 위해 막을 덧대 내구성과 구조적 성능을 보완한 것이라고.

Tubaloon, Kongsberg Jazz Festival by Snohetta | 출처: Snohetta
Tubaloon, Kongsberg Jazz Festival by Snohetta | 출처: Snohetta

노르웨이 건축가 스노헤타가 만든 Tubaloon 조각품. 멤브레인 구조를 활용해 유기적인 형상을 디자인했다. 재즈 페스티벌을 위한 작품으로, 해체와 재설치가 쉽도록 고안되었으며 내구성과 투사, 음향 성능을 모두 갖추기 위해 직조된 PES 원단에 PVC 코팅된 타입의 패브릭을 선택했다고 한다. 사용된 소재와 사례는 믹스테잎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Charleroi Danse Theatre, Belgium | 출처: Serge Ferrari
Charleroi Danse Theatre, Belgium | 출처: Serge Ferrari

같은 원단의 다른 파사드. 패브릭의 또 하나의 장점은 인쇄가 쉽다는 것이다. 그 덕에 다양한 그래픽 효과의 파사드를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빛 투과성이 좋다는 장점을 더해 조명 효과까지 가미한다면, 미디어 파사드 못지않은 장관을 만들 수 있다.

4. 3D 프린팅

3D 프린팅은 계속해서 급속도로 발전 중이다. 건축 분야도 마찬가지. 프랑스와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등지에서 3D 프린터로 지은 주택이 하나둘 생겨난 이후, 대규모의 3D 주택 단지부터 우주 정거장까지 3D 프린팅 기술의 진보를 예고했다. 프린터들이 개발되면서 점차 건축의 스케일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콘크리트를 재료로 출력하지만, 흙이나 플라스틱 또한 사용이 가능하다.

TECLA, Mario Cucinella Architects&WASP  | 사진출처: Frame
TECLA, Mario Cucinella Architects&WASP | 사진출처: Frame

이탈리아 3D 프린터 업체 WASP와 마리오 쿠치넬라가 함께 진행한 테클라 프로젝트. 거대한 3D 프린터인 크레인을 이용해 전통 흙집을 구현했다. 지역에 있는 흙을 주재료로 사용하고 3D 프린팅 기술로 공사 기간과 인건비를 대폭 줄였다. 건축 과정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한 재료의 사용을 모두 잡은 사례다.

Ceramic House, Amsterdam, RAP Studio | 출처: RAP Studio
Ceramic House, Amsterdam, RAP Studio | 출처: RAP Studio

테클라 주택이 통으로 집을 짓는 3D 프린팅 건축의 미래를 보여준다면, 세라믹 하우스는 좀 더 보편적인 3D 프린팅 방식을 건축에 접목한 사례다. 점토를 재료로 하여 3D 프린터로 정교하게 출력한 타일을 외장재로 사용했다. 기존의 재료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입체감과 독특한 질감으로 시선을 톡톡히 사로잡는다. 이처럼 타일이나 벽돌 형태로 만든 출력물로 벽체나 가구를 만드는 것은 이미 인테리어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공간으로 확장된 3D 프린팅 샘플이 궁금하다면, 링크를 통해 모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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